"윤대협 선배, 이제 원온원 하러 안 나오셔도 됩니다." 하늘이 파랬다. 구름도 적당히 끼어 있었다. 훈훈한 공기에 선선한 바람이 이따금 불었다. 날씨는 참 좋은데, 서태웅의 기분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. 지난 석 달 동안 일주일에 두 번씩 만나며 오늘의 서태웅은 어떤지 표정만 봐도 알 수 있게 됐다. 서태웅이 워낙 표정에 속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타입...
왼쪽 귀가 먹먹했다. 벽에 부딪혀 깨진 유리잔이 산산이 조각나 우박처럼 쏟아졌다. 태웅은 제 쪽을 향해 무언가 날아올 적에 더는 눈을 깜빡거리지 않게 되었다. 대협의 제구력은 학창시절에 비교해 전혀 녹슬지 않았다. 손에 쥔 걸 원하는 위치에 명중시켰다. 태웅은 그의 목표가 언제나 자신과 딱 한 뼘 떨어진 곳이란 걸 알았다. 광대 아래 어딘가가 아릿했다. 비...
*감상 전 드리는 말씀 1. 본문에 영어와 일본어가 나옵니다. 영어에는 해석을 따로 달지 않았습니다. 2. 일본어를 아시는 분은 그대로 읽으셔도 좋습니다. 3. 일본어를 모르시는 분은 아래 흰 글씨로 가려둔 해석은 나중에 보시고 우선은 윤대협의 시점에서 일본어를 모르는 채 읽어주세요. 끝까지 읽은 후에 대사 하단부를 드래그하시면 해석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....
* 서태웅이 죽었다. 서태웅이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현장에는 그의 로드레이서, 그리고 늘 귀에 꽂고 다니던 이어폰과 카세트 플레이어가 놓여 있었다. 자살이라는 근거는 없었지만 타살의 정황도 찾지 못했으므로 잠정적으로 자살로 추정되어 사건은 종결되었다. 시신을 비롯한 유류품은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다. 그저 조용히 종적을 감추기라도 한 듯이 서태웅답게 사라졌...
* 밤의 뒷골목에는 비가 내렸다. 비가 내린다 한들 오물에 절어버린 거리를 깨끗하게 씻길 수는 없을 것이다. 천박한 핫핑크색으로 얼기설기 만든 허접한 네온사인이 깜빡거렸다. 태웅은 휘갈긴 글씨체를 어렵사리 읽어 가게 이름을 확인한 후 문을 열었다. 좁은 문 아래쪽으로 바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이어졌다. 퀴퀴한 냄새와 함께 바닥을 웅웅 울리는 낮은 진동,...
“태웅씨, 잠깐 회의실로 올래요?” 인턴십 과정의 최종 발표 과제를 준비에 열을 올리느라 거의 모니터 안으로 들어갈 듯 고개를 박고 있던 태웅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. 태웅의 하나 건너 옆자리의 주인인 윤 대리가 그를 부른 것이다. 모레면 인턴으로서의 근무는 마지막이라 팀원들 모두가 암묵적으로 추가 업무를 할당하지 않고 있었다. 윤 대리로부터도 당연히 지시받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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